"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에 성과급 지급 협의를 미룬다고요? 핑계도 이런 핑계가 없네요."
요즘 LG 생활건강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경영진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노조와의 성과급 협의를 미루겠다고 했기 때문인데요. LG 생활건강 직원들은 "도대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성과급이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날을 세우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LG 생활건강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회사로부터 성과급 협의일(11일)을 미루자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회사 측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국가적·전세계적 재난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소비재 기업인 LG 생활건강이 많은 성과급을 지급할 경우 대외적인 이미지 타격이 있고 불매운동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노조에 설명했습니다.
LG 생활건강이 2월 내에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는 했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곧바로 반발이 일었습니다. 성과급과 큰 관련이 없는 사안을 이유로 대며 성과급 협의를 미루자 불만이 폭발해버린 겁니다.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이미 성과급을 지급해 더욱 비교되는 상황입니다.
LG 생활건강의 지난해 실적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습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7조원대에 진입했고 영업이익도 무려 1조17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15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데다 30대 여성임원을 신규발탁해 호평도 받았습니다. 직원들의 기대가 커지던 상황에 사기를 꺾은 셈입니다.
LG 생활건강의 한 직원은 "매출이 역대급으로 나온 상황에서 직원들한테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니 기분 나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도 "지난해 성과에 올해의 전염병 핑계를 댄다는 것부터 궤변 같다"고 토로했습니다.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LG 생활건강은 성과급 협의를 오는 14일 진행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 생활건강 직원들은 "고작 3일 미루려고 이 난리를 피웠느냐" "3일 만에 코로나19 상황이 가라앉은 거냐"며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직원들은 코로나19가 그렇게 걱정되면 직원들 건강부터 챙기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한 직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그렇게 걱정된다면 직원들에게 마스크랑 손세정제부터 지급해달라"며 "그간 임직원몰에서 할인 판매하던 마스크를 정가로 판매하는 걸 보니 화가 치민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LG 생활건강 측은 "본래 성과급 협의시기를 공개하지 않고 현재까지 공식화된 것도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부에서는 언제 협의가 진행되든 직원..........